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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숲에서 만난 방아깨비, 여름날의 초록 손님

doldam79 2025. 7. 9. 01:41

며칠 전 아침, 마당에서 물을 주던 중이었습니다.

한창 텃밭 옆 잡초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풀잎 하나가 깡충 하고 뛰어오르더니 툭 떨어지는 겁니다.

순간적으로 메뚜기인가? 싶어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는데, 그건 메뚜기가 아니라 방아깨비였습니다.

아이에게 “얘는 방아깨비야. 다리 보이지? 무릎을 굽힌 자세가 꼭 방아 찧는 것처럼 생겼지?” 하고 설명해 주자, 아이는 신기하다는 듯 한참을 쳐다봤어요. 생김새는 초록 풀잎과 거의 똑같아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놓치기 쉽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몸길이는 4cm 정도였고, 앞다리는 구부린 채 가만히 있다가 금세 뒷다리로 점프하듯 멀리 도망갔어요.

 

🦗 풀숲에서 만난 방아깨비, 여름날의 초록 손님
🦗 풀숲에서 만난 방아깨비, 여름날의 초록 손님

 

방아깨비는 누구일까?

아이와 함께 도감을 펼쳐보며 방아깨비에 대해 조금 더 알아봤어요.
방아깨비는 메뚜기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많았어요.

  • 뒷다리가 매우 길고 튼튼해서 깡충깡충 잘 뜁니다.
  • 앞다리를 구부린 모습이 꼭 절구에 방아 찧는 동작을 닮았다고 해서 ‘방아깨비’라는 이름이 붙었대요.
  • 초록색이나 갈색인 경우가 많은데, 주변 환경과 비슷한 색을 띠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아요.
  • 주로 풀잎, 곡식, 야채 줄기 등을 먹는 초식성 곤충이라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답니다.

저희 집 텃밭엔 부추, 상추, 고추 같은 작물이 자라고 있었는데, 그 사이 잡초가 꽤 많았어요. 방아깨비가 좋아할 만한 환경이었던 거죠.

 

 그날 이후, 마당은 조금 달라졌어요

그날 이후 아이는 매일 아침마다 방아깨비가 또 왔는지 확인하겠다며 마당을 순찰(?)하기 시작했어요.
풀숲을 살펴보다가 작고 가느다란 곤충이 툭 튀어나오면 “또 나타났다!” 하고 외치고는 했죠.

하지만 방아깨비가 너무 많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작은 텃밭이라 그런지, 방아깨비가 잎을 갉아먹은 흔적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다음 날엔 아이와 함께 풀을 적당히 정리하고, 방아깨비가 자주 출몰하던 장소엔 천연 기피제를 뿌려 봤어요. 인터넷에서 본 레몬그라스 스프레이를 만들어 쓰기 시작했는데, 향이 싫어서인지 그 뒤로는 확실히 덜 보이더라고요.

 

아이와 곤충을 함께 알아간다는 것

방아깨비를 보며 든 생각은 ‘우리가 곤충을 너무 해충으로만 보지는 않았나?’ 하는 거였어요.
실제로 방아깨비는 사람을 물거나 공격하지 않고, 조용히 자기 생을 살아가는 곤충이에요. 다만 식물을 먹는 습성 때문에 우리 생활과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아이에게도 이렇게 말해줬어요.
“우리가 마당에 너무 방치된 풀이 많으면, 방아깨비 입장에선 여기가 집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 그래서 우리가 너무 쫓아내려고만 하지 말고, 정리도 하고, 서로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해.”

아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방아깨비를 손으로 조심스럽게 옮기더라고요. 한 생명을 존중하는 자세를 함께 배운 것 같아 뿌듯했어요.

 

✅ 방아깨비와 조화롭게 지내는 Tip

✔ 마당이나 텃밭에 잡초가 너무 무성하면 방아깨비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정기적인 풀 정리가 필요해요.
채소 잎이나 줄기에 갉아먹은 흔적이 보이면, 방아깨비 활동 여부를 확인하세요.
✔ 해충이 많아지기 전, 천연 스프레이물리적인 차단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 아이와 함께 곤충을 관찰하면서, 생태와 공존의 의미도 배워볼 수 있어요.

올여름, 우리 마당엔 다시 방아깨비가 찾아올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번에는 놀라기보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인사라도 해볼까 해요.


“안녕? 여긴 조금만 쉬었다 가. 채소는 너무 많이 먹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