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그 소리의 주인공은 매미였어요
아이와 함께한 매미 관찰 이야기
“맴맴맴맴~”
처음 그 소리가 들렸을 땐 에어컨 소리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문을 열자 더 또렷해졌죠.
“아, 매미다!”
아이도 얼른 달려와서 말했어요. “여름이다, 매미 소리다!”
매미 소리는 참 묘해요. 어릴 땐 시끄럽다고만 느꼈는데, 지금은 그 울음이 들려야 진짜 여름이 시작된 것 같아요. 그날 이후 아이와 저는 작은 탐험대가 되었어요.
매미를 찾아 공원으로, 아파트 단지로 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봤답니다.
매미는 어디에 살까?
매미는 주로 나무가 많은 곳, 특히 공원이나 뒷산, 아파트 단지의 가로수에 많이 살아요.
울음소리가 가까이 들릴 때는 나무 기둥을 조심스레 올려다보면 높은 곳 어딘가에 꼭 붙어 있어요.
매미는 나무 위에 조용히 붙어서 울고 있어요.
그 모습은 마치 나무와 하나가 된 듯해서 처음엔 찾기도 어려웠어요.
하지만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이와 “찾았다!”를 외치고 있었죠.
매미는 무엇을 먹을까?
아이에게 “매미는 뭘 먹을까?” 물었더니 “모기처럼 피?”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매미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요.
성충이 되면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먹고살아요.
뾰족한 입을 나무에 꽂고 조용히 수액을 빠는 모습은 참 신기했어요.
애벌레일 땐 땅속에서 나무뿌리의 진액을 먹고 산다고 해요.
이 작은 곤충이 그렇게 오랜 시간을 준비해 살아가는 게 참 경이로웠어요.
매미의 생김새는 이래요
아이와 함께 매미를 가까이서 관찰해 봤어요.
처음엔 무서워했지만, 가만히 있는 매미를 보며 금세 관심을 갖더라고요.
- 몸길이: 보통 3~5cm, 큰 건 7cm 이상
- 날개: 투명하고 길쭉해요. 햇빛을 받으면 반짝반짝해요
- 눈: 양옆에 있는 복안이 커서 귀여운 느낌도 들었어요
- 색깔: 갈색, 검정, 연두… 다양했어요
- 울음판: 수컷 매미의 배 부분에는 소리를 내는 특별한 기관이 있어요
땅속에서의 시간, 땅 위에서의 노래
매미는 정말 독특한 곤충이에요.
알 → 애벌레 → 성충으로 자라며, 불완전변태를 해요.
무엇보다 놀라운 건 애벌레가 땅속에서 3년에서 길게는 7년을 지낸다는 거예요.
그 오랜 시간 동안 나무뿌리 근처에서 조용히 지내다가, 여름이 되면 땅 위로 올라와요.
그리고 마지막 탈피를 하며 어른 매미가 되죠.
하지만 성충이 된 매미의 생은 너무 짧아요. 2~3주 정도밖에 살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땅속에서 7년, 땅 위에서 7일”이라는 말이 생겼대요.
그 말을 들은 아이는 한참을 말없이 있더라고요. “매미가 좀 안쓰러워”라고 말하면서요.
매미는 왜 울까?
매미 소리는 전부 수컷이 암컷을 부르기 위해 우는 소리예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매미마다 소리가 달라요.
- 말매미: “맴맴맴~”
- 애매미: “찌르르르~”
- 털매미: “지지직~”
- 참매미: “찌익찌익~찌익”
여러 마리가 함께 울면 진짜 여름 숲의 합창 같아요.
가끔은 귀를 막고 싶을 정도지만, 그렇게 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죠.
매미 껍질은 왜 나무에 붙어 있을까?
공원 산책 중, 아이가 나무를 가리켰어요.
“엄마, 이거 매미 껍질 맞지?”
정확했어요. 매미는 애벌레 상태로 땅 위로 올라와 나무에 붙어 마지막 탈피를 해요.
그때 남은 껍질이 허물처럼 나무에 남아 있게 되는 거예요.
가까이서 보면 다리, 눈, 몸통까지 그대로 남아 있어요.
이 껍질만으로도 매미가 어떻게 성충으로 자랐는지를 알 수 있어서, 곤충 관찰에도 아주 좋은 자료랍니다.
매미 관찰 팁
- 아침이나 해 질 무렵, 울음소리에 집중해 보세요
- 나무를 조심히 관찰해 보면 꼭 한두 마리쯤은 매달려 있어요
- 떨어진 허물도 잘 보관하면 곤충 수업에 좋아요
- 매미를 손에 올렸다면, 관찰 후엔 꼭 자연으로 돌려보내주세요
짧지만 강렬한 여름의 가수, 매미
아이와 매미를 찾아다닌 그 여름날은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나요.
조금만 귀 기울이면, 매미의 울음은 자연이 보내는 계절의 인사 같아요.
시끄럽다 느꼈던 소리마저, 이제는 자연의 노래, 생명의 외침으로 들리게 되었죠.
“맴맴맴~”
그 소리가 다시 들려올 때, 아이와 저는 또다시 매미를 찾아 나설 거예요.
이번엔 더 조심스럽게, 그리고 더 반가운 마음으로요.